RE100 참여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 전략 비교

RE100과 탄소중립의 연결고리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경영 의제가 되면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기업이 소비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 선언으로,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위한 가장 상징적인 조치 중 하나이다.

 

그러나 단순한 RE100 가입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넷제로 전략을 함께 발표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 글에서는 RE100에 참여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어떻게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실행 전략을 수립했는지를 비교하며, 그 전략적 특징과 차별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전략적 접근 방식의 차이

RE100 참여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각 기업의 탄소중립 전략은 산업 특성과 시장 환경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테크 기업은 전력 소비가 높은 데이터 센터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구성하고, 제조업 기업은 공급망 전체를 고려한 넷제로 로드맵을 제시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30년까지 탄소네거티브(Carbon Negative)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하며, 2050년까지는 창립 이후 배출한 모든 탄소를 제거하겠다는 이례적으로 강력한 목표를 설정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업 기업은 RE100 가입과 동시에 2050년까지 Scope 1, 2의 넷제로를 선언하되, Scope 3(공급망 배출)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는 등 단계별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차이는 기업의 사업 구조와 이해관계자, 규제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애플, 구글, 삼성전자의 탄소중립 접근 비교

대표적인 RE100 기업인 애플(Apple)은 자사 운영에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주요 공급업체들까지도 RE100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애플은 Scope 3 배출 감축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협력사에게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지원하거나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전체의 탄소중립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구글(Google)은 자체적으로 글로벌 전력 구매 계약(PPA)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24시간 100% 탄소 없는 전력(Carbon-Free Energy)’이라는 한 단계 높은 개념을 실현하려 하고 있다. 이는 시간대별로도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체계를 목표로 하며, 단순한 연간 균형이 아닌 실질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2년 RE100에 가입하면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나, 반도체 및 제조 중심의 구조상 Scope 1과 Scope 2 감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동시에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와 같은 기술적 접근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고자 하며, 공급망(Scope 3)에 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은 점진적으로 수립 중이다.

 

탄소중립 전략의 진정성과 확장성

RE100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소비 전환을 넘어, 기업 전체의 환경경영 전략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정표다. RE100 참여 기업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는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이행 계획과 투명한 데이터 공개가 동반되어야 한다. 향후에는 Scope 3 배출량까지 포함한 전사적 감축 전략이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탄소중립 선언은 단순히 외부 이미지 개선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장기적인 비용 절감과 기술혁신, 새로운 시장 진입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각 기업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넷제로 전략을 수립하고, 얼마나 협력사와의 탄소경로를 공유하며 이행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기후 리더십이 평가될 것이다. 결국, RE100은 시작에 불과하며, 그 이후의 ‘실행’이야말로 탄소중립 시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