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탄소중립 대응 전략과 정부의 지원 방안

탄소중립 전환의 사각지대, 중소기업

2050 탄소중립 실현은 전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며, 이에 따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역할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은 국가 전체 산업의 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당한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전환에서 소외되기 쉬운 구조에 놓여 있다.

기술력과 자금력, 인력 등 전환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탄소감축 의무가 강화될수록 부담을 크게 느끼며, ESG 대응, 탄소정보 공시, 친환경 인증 등에서도 준비가 미비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기업 공급망의 탄소정보 공개 의무 확대,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도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을 짚어보고,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지원 방안을 제시한다.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략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실현은 대기업처럼 대규모 설비 교체나 기술 투자가 어려운 만큼,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에너지 효율 개선이 가장 우선적인 전략이다. 고효율 기계 도입, LED 교체, 공정 개선 등을 통해 비용 부담 없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둘째, 간접 배출(Scope 2) 관리를 위해 전력 사용을 줄이고, 태양광 같은 소규모 재생에너지를 자가 소비 형태로 도입할 수 있다.

셋째, 원재료 사용량 절감과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자원순환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탄소 감축과 동시에 원가 절감도 달성할 수 있다. 넷째, 협업을 통한 대응이 효과적이다. 중소기업 간 협의체를 통해 공동 구매,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거나, 대기업과의 공급망 연계를 활용해 ESG 컨설팅,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탄소중립은 단순한 환경 관리가 아니라 생존과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한 조건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대응에 따른 주요 한계와 현실적 어려움

중소기업이 탄소중립에 대응하는 데는 여러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첫째, 재정적 여력의 부족이다. 설비 교체나 인증 획득, ESG 보고서 작성 등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중소기업은 대부분 이에 대한 자금 확보가 어렵다.

둘째, 전문 인력 및 기술 정보 부족도 문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거나 절감 방안을 수립할 인력이나 기술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고, 전문 컨설팅을 받기에도 비용이 부담된다.

셋째, 행정 절차의 복잡성도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이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 사업이 존재하지만, 신청 과정이 복잡하고 실무자가 이를 파악하고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

넷째,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어떤 정책이나 규제가 자신들에게 적용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탄소중립 관련 제도 변화에 대해 후속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은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전환 속도를 늦추는 구조적 요인이 된다.

 

정부의 지원 방안과 향후 정책 방향

중소기업이 탄소중립 전환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종합적 지원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첫째, 재정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 고효율 설비 교체, 재생에너지 설치, 에너지 절감 진단 등에 대해 장기 저리 융자, 직접 보조금, 세액공제 등 현실적인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둘째, 맞춤형 탄소중립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 지역별 중소기업진흥센터나 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배출량 측정, 감축 계획 수립, ESG 공시 방법 등 실질적인 컨설팅을 지원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기반의 원스톱 정보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지원사업 정보, 신청 절차, 성과 관리까지 한눈에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은 행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넷째,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공급망 전반의 탄소 감축이 가능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대응 수준에 따라 ESG 등급이나 인증 제도를 연계해 수출, 금융, 판로 확보 등 실질적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중소기업은 탄소중립의 ‘약한 고리’가 아니라, 올바른 정책과 지원이 있을 때 전환의 촉진자로 기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