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탄소중립의 자연 기반 해법의 중요성

story95100 2025. 7. 6. 18:24

탄소중립을 위한 또 하나의 해답, 자연

기후위기 대응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에너지 전환이나 산업 감축과 같은 기술 기반 접근이다. 그러나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이미 배출된 탄소를 흡수하거나 저장하는 기능, 즉 탄소흡수원(Carbon Sink)의 역할도 필수적이다.

탄소중립의 자연기반해법

 

이 가운데 산림은 가장 대표적이고 강력한 자연 기반 탄소흡수원이다. 숲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며, 토양과 생물다양성 보전, 수자원 보호, 기후 완화 등 다차원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국제사회는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며, 산림 보전과 복원을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본 글에서는 산림의 탄소흡수 기능과 그 한계, 그리고 지속가능한 관리와 정책 방향을 고찰한다.

 

산림의 탄소흡수 기능과 기후 조절 역할

산림은 전 세계 육상 생태계 탄소의 약 80%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약 2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는 전체 인위적 탄소 배출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구 탄소 순환의 조절자 역할을 한다. 특히 활발히 성장하는 청년기 산림은 흡수 능력이 가장 뛰어나며, 장기적으로 목재로 활용되거나 토양에 저장됨으로써 탄소의 장기적 격리가 가능하다.

또한 산림은 기후 조절 기능도 수행한다. 나무는 그늘과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 온도를 낮추고, 도시 열섬현상을 완화하며, 토양 침식 방지와 수분 순환에 기여한다. 열대우림, 온대림, 한대림 등 다양한 숲 유형은 지구 전역에서 각각의 기후 안정화 기능을 맡고 있으며,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의 접점에 있는 존재다. 이러한 산림의 기능은 탄소중립을 넘어 생태계 서비스 전체의 핵심 기반이 된다.

 

산림을 통한 탄소흡수의 한계와 위협

그러나 산림의 탄소흡수 기능이 무한한 것은 아니다.

첫째, 산림 훼손과 벌채는 오히려 탄소를 배출하는 주요 원인이다.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10%는 삼림 벌채에서 발생하며, 열대 지역에서는 농업 확장을 위한 산림 파괴가 주범이다.

둘째, 기후변화 자체가 산림을 위협한다. 이상 고온, 산불, 병해충 확산 등으로 인해 기존 산림의 흡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으며, 탄소 저장고였던 숲이 오히려 탄소 순배출원(net emitter)으로 바뀌는 사례도 늘고 있다.

셋째, 조림(나무 심기)만으로는 단기간 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나무가 성장하여 본격적으로 탄소를 흡수하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넷째, 단일 수종 중심의 인공 조림은 생물다양성을 해치고, 기후 스트레스에 취약해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이처럼 산림은 분명 강력한 탄소흡수원이지만, 보전과 관리가 수반되지 않으면 오히려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자연 기반 해법(NbS)의 통합 전략과 정책 제언

산림을 중심으로 한 자연 기반 해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전반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산림 보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신규 조림보다 기존의 원시림, 자연림을 보호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탄소 흡수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산림 보호구역 확대, 불법 벌채 단속 강화, 위성 감시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

둘째, 복원 조림은 생물다양성과 지역사회와 연계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수종을 혼합해 기후 회복력을 높이고, 지역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동체 기반의 산림 사업을 추진하면 지속가능성과 수용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셋째, 도시 및 농촌 지역에서 도시숲, 생태축 복원, 방치된 국·공유림 활용 등을 통해 생활권 내 흡수원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넷째, 탄소흡수량의 정량화와 탄소배출권 연계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산림 기반 탄소상쇄사업(REDD+ )을 통해 시장 기반의 지원체계를 마련하면 민간의 참여도 유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림 정책은 단순한 환경정책을 넘어 기후, 생태, 복지, 경제가 융합된 통합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길에서 자연은 최고의 동반자이며,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이 미래를 지키는 일이 된다.